My life’s companion, Jazz 05



Love is Here to Stay

영원한 것에 대한 물음

요즘처럼 빠르게 변하는 시대가 있었을까요? 


아침에 본 뉴스가 저녁이면 이미 옛날 이야기가 되고, 

지난주에 유행했던 밈은 벌써 구식이 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떤 것들은 시간을 거스릅니다. 할머니가 즐겨 부르시던 노래를 문득 흥얼거리게 되는 순간처럼. 

혹은 수십 년 전 영화 속 대사가 갑자기 마음을 울리는 것처럼.

오늘 소개할 'Love is Here to Stay'도 그런 노래입니다.

 1937년에 작곡되어 거의 9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물러 있는 노래죠.

1937년, 조지 거쉰의 마지막 여름

1937년 초여름, 할리우드는 황금기를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조지 거쉰도 그곳에 있었죠. 38세의 젊은 나이, 이미 '랩소디 인 블루'와 '포기와 베스'로 미국 음악계의 

전설이 된 그는 사무엘 골드윈이 제작하는 영화의 음악을 작곡하고 있었습니다. 

이 곡은 영화 《The Goldwyn Follies》를 위해 작곡된 곡입니다. 

'Follies'는 20세기 초 브로드웨이를 휩쓸었던 화려한 버라이어티 쇼를 뜻하는데,

골드윈은 무대의 스펙터클을 스크린으로 옮기려는 야심찬 시도를 했죠.

그의 첫 테크니컬러 영화였던 이 작품에는 발레, 오페라, 재즈가 어우러진 

호화로운 공연들이 담겨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화려한 쇼 속에서 가장 빛났던 것은 거쉰이 남긴 마지막 선율, 소박한 사랑 노래 하나였습니다. 

6월 말, 거쉰은 이 마지막 곡을 완성합니다. 제목도 없는 짧은 멜로디였죠. 

그리고 2주 후인 7월 11일, 조지 거쉰은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천재 작곡가의 마지막 작품은 거창한 교향곡도, 화려한 오페라도 아닌, 소박한 사랑 노래였습니다.

 형제의 마지막 선물 조지가 떠난 후, 그의 형 아이라 거쉰은 깊은 슬픔에 빠졌습니다. 

사실 아이라와 조지는 너무나도 다른 성격의 소유자였습니다.
 조지는 잘생기고, 민첩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다이나모 같은 사람이었죠.

 반면 아이라는 통통하고, 사색적이며, 파이프를 피우는 조용한 성격이었습니다. 

동료들은 아이라를  "The Jeweler"(보석 세공사)라고 불렀습니다. 마치 보석을 정교하게 다듬듯, 

음악의 멜로디와 가사를 완벽하게 맞추는 그의 능력 때문이었죠. 

모음 소리 하나하나까지 음악 선율에 정확히 맞췄다고 합니다.


아이라는 늘 조지의 그늘에 있었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다른 거쉰'이라고 부르며 동생을 가족의 천재로 내세웠죠. 

동생이 죽은 후, 아이라는 거의 3년 동안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마침내 그는 펜을 들었습니다. 동생이 남긴 마지막 멜로디에 가사를 붙이기 위해서였죠. 

아이라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It's very clear, our love is here to stay 아주 분명해요, 우리 사랑은 여기 머물 거예요

Not for a year, but ever and a day" 일 년이 아니라, 영원토록



이 가사는 연인들의 맹세처럼 들리지만, 동시에 떠나간 동생을 향한 형의 마음처럼 읽히기도 합니다.

조지는 떠났지만, 그들이 함께 만든 음악은 영원히 남을 거라는 

믿음. 그것이 아이라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였을지도 모릅니다. 

아이라는 3년의 침묵 끝에 동생의 마지막 곡을 완성시켰고, "Love Walked In"과 함께 이 곡은 조지와 

아이라 거쉰이 함께 작업한 마지막 노래가 되었습니다.

 "Love Walked In"은 1938년 Your Hit

Parade에서 14주 동안 1위를 차지했죠.

형제의 마지막 협업이 얼마나 완벽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였습니다.

 영화 속으로 스며든 노래

'Love is Here to Stay'는 처음엔 그저 영화 속 짧은 삽입곡이었습니다. 

1938년 개봉된 《The Goldwyn Follies》에서 케니 베이커의 목소리로 처음 소개되었죠. 

1951년, 영화 《파리의 미국인》에서 이 노래가 사용되면서 새로운 생명을 얻었습니다. 

파리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흐르는 이 선율은 영화에 특별한 낭만을 더했죠.


그 후 우디 앨런은 《맨하탄》(1979)에서 이 곡을 특별하게 사용했습니다.

뉴욕 필하모닉의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와 함께 뉴욕의 아름다운 흑백 영상이 펼쳐지면서, 

도시의 낭만과 고독을 동시에 담아냈죠. 

그리고 1989년,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의 오프닝 크레딧에서 'Love is Here to Stay'는 특별한 역할을합니다. 

뉴욕의 가을 풍경 위로 루이 암스트롱이 부르는 'Love is Here to Stay'가 흐릅니다.

이때만 해도 해리와 샐리는 그저 낯선 타인에 불과하지요. 하지만 이 곡은 이미 

그들에게 도착할 사랑을 조용히 예고하고 있는 듯합니다.

 "우리 사랑은 여기 머물 거예요. 일 년이 아니라, 영원히.

" 사랑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음악은 

그 사랑이 언젠가 머물게 될 거라는 것을 먼저 알고 있는 듯합니다. 

그것은 거창한 맹세가 아니라 매일의 작은 약속들이 모여 만드는 것이라고. 

오늘 저녁,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이 노래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 들어 볼 'Love is Here to Stay'

특유의 감성적이고 블루지한 해석이 돋보이는Billie Holiday

Love Is Here To Stay - Billie Holiday (3:47)
 (fr. all or nothing at all 1958 Verve) Harry "Sweets" Edison (trumpet), 
Ben Webster (tenor saxophone), 

Jimmy Rowles (piano), Red Mitchell (bass), Alv
in Stoller (drums)

현대적 감성의 세련되고 부드러운 편곡, 토니 베넷 & 다이애나 크롤

Love is here to stay – Tony Bennett & Daina Krall (4:26) 
(fr. Love is here to stay 2018 Verve, Columbia) Bill Charlap (piano), 
Peter Washington (bass), 
Kenny Washington (drums)

명곡을 알아보고 자기 색깔로 해석하는 Eric Clapton

Our love is here to stay – Eric Clapton (4:13) 
(fr. Old Sock 2013, Polydor) Willie Weeks (bass) 
and Chris Stainton (keyboard), Jim Keltner (drums)

연주로 듣고 싶다면 재즈 거인들의 콜라보가 빛나는 이 앨범에서

Our Love Is Here to Stay - Lester Young, Teddy Wilson Trio (6:31) 
(fr. Pres and Teddy 1956/1959 Verve) Lester Young (tenor saxophone), 

Teddy Wilson(piano), Gene Ramey (bass), Jo Jones (dru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