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arness of You :
가까이 있다는 것의 의미





때로는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Stardust', 'Skylark', 'Georgia on my mind'와 같은 불멸의 명곡을 만든  호기 카 마이클이 

1938년에 작곡한 'The nearness of you'는 그의 다른 걸작들에 비하면 수수해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곡이 전하는 메시지는 놀랍도록 강렬합니다. 

사랑하는 이의 '곁에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진실을. 이 곡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특별히 새롭거나 독창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네드 워싱턴이 쓴 노랫말 하나하나에는 사랑의 본질이 잘 담겨있습니다.


It's not the pale moon that excites me 저를 설레게 하는 건 저 창백한 달빛이 아니에요

That thrills and delights me 저를 떨리게 하고 기쁘게 하는 건 

Oh no, it's just the nearness of you 오, 그저 당신이 가까이 있다는 것뿐이에요 

 It isn't your sweet conversation 이런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건

That brings this sensation 당신과 나누는 달콤한 대화도 아니에요 

Oh no, it's just the nearness of you 오, 그저 당신이 가까이 있다는 것뿐이죠 

When you're in my arms 당신이 내 품 안에 있을 때 

And I feel you so close to me 그렇게 가깝게 느껴질 때 

All my impossible dreams have come true 나의 모든 불가능한 꿈들이 현실이 되었어요 

특히 "All my impossible dreams have come true(나의 모든 불가능한 꿈들이 현실이 되었어요)"

라는 구절에  주목해보세요. 

얼마나 아름다운 고백입니까? 

우리가 꿈꾸는 수많은 불가능한 일들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단순한 '가까움' 

속에서 모두 실현된다는 이 역설. 

달빛도, 대화도, 부드러운 조명도 필요 없다고 말하던 화자가, 마침내 자신의 불가능한 

꿈이 이루어졌다고 고백하는 순간은 이 노래의 절정입니다. 

이 곡의 여정도 꽤 흥미롭습니다. 1940년 글렌 밀러  오케스트라의 녹음으로 대중적인 관심을 받았지만, 

진정한 재즈 스탠더드로 자리매김한 것은 1956년 루이 암스트롱과  엘라 핏제럴드의 듀엣 버전이 

나온 이후였습니다. 

두 거장의 목소리가 만나 이 곡의 진정한 가치를 재발견하게 해준 셈이죠.

 그리고 이 곡은 지금도 계속해서 새로운 해석으로 태어나고 있습니다. 

2020년 제임스 테일러는 그의 특유의  따뜻한 목소리로 이 곡을 새롭게 불러  

그래미상 수상의 영예까지  안았습니다.

 피아니스트 브래드 멜더우와 색소포니스트 조슈아 레드맨은 2016년 무려 16분이 넘는 

장대한 즉흥연주로 이 곡을 재해석했습니다. 

두 거장의 연주는 마치 오랜  연인의 대화처럼 친밀하면서도 깊이 있게 이 곡의 정수를 끌어내고 있죠. 

 지금, 이 차가운 겨울날, 세상이 어지럽고 불안정해 보일 때면 우리는 더욱 서로의 온기가 필요합니다. 

뉴스를 보며 한숨 쉬는 연인의 어깨를 살며시 감싸 안는 순간,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는 서로의 손을 꼭 맞잡는 순간, 

그저 그렇게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조금 더 용기를 낼 수 있을 테지요. 

호기 카마이클과 네드 워싱턴이 이 노래를 만든 1938 년도 결코 쉽지 않은 시기였습니다. 

대공황의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았고, 세계는 또 다른 전쟁의 먹구름으로 뒤덮여 있었죠. 

어쩌면 그들은 이런 불안한 시기에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화려한 말도, 거창한 약속도 아닌, 그저 서로 곁에 있어 준다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진실을.

 추운 밤, 브래드 멜더우와 조슈아 레드맨의 따뜻한 연주에 기대어, 

사랑하는 이의 손을 잡고 이 노래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속삭여보세요. "당신이 내 곁에 있어서 참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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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심영보


1989년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CBS PD로 33년 간 일하면서CBS FM의 대표 프로그램 
<저녁스케치939>, <서남준의 월드뮤직>, <이정식의 0시의 재즈>,

<올댓재즈>의 연출자로서 음악심리학을 도입한 개성 강한 선곡 스타일로 마니아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클래식 프로그램도 대중적 인기를 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김동규의 아름다운 당신에게>로 한국 PD대상 작품상을 수상했다.
<월드뮤직, 세계로 열린 창>을 출간 후, 고려대에서 <세계음악의 이해>를 2년 간 강의했다.